인간, 그리고 실존
2013.10.18(금)-2013.12.29(일)
신관 사미루

人間 ‧ 그 역행의 미학 – 최종태(김종영미술관장)


지난 한 세기를 돌아 볼 때 미술의 영역에서 인간의 형상이 거의 사라진 듯하였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만들고 그리고 하는 일만 년의 역사 끄트머리에서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는가.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더군다나 일차세계대전 이차세계대전 등 잔혹한 전쟁을 겪었는데 그러는 동안 세계미술의 역사는 미(美)의 근본문제라 할지 그런 데에 열중 하였다. 그러는 중에 우리는 동족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겪었다. 가까이 베트남의 경우도 참혹한 살상의 곤경을 겪었다. 그 또한 남의 일로 강 건너 불이 아니었다. 온 세계의 약소한 나라들이 식민지 수탈의 만행을 겪었었다. 이건 정말 이래서는 안 될 일이였다. 지금도 중동에서는 미움과 소요가 끊이질 않는다. 우리는 지금도 국토분단의 아픈 나날을 살고 있다. 어찌하여 예술이 이 가슴 아픈 재앙에 대하여 외면하고 있었는가. 내 짧은 생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말로만 평화이고 말로만 정의이고 말로만 사랑 아닌가. 수십억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라는 별의 운명을 누가 걱정해야 되는가.


여기 한국 조각계에서 인간을 다루는 중견예술가들을 초대 하였다. 이 전시회를 갖는 뜻은 어떤 연고로 시류에 역행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이들은 조형예술이라는 방식으로 인생을 다루고 있었다. 하도 드믄 일이라서 왜 그처럼 역행했어야 했나, 그런 심정을 우선 존중 하고 싶었다. 김영원의 초월과 자유, 홍순모의 소외와 절망, 김주호의 허탈과 해학, 최병민의 죽음과 영혼, 배형경의 고뇌와 저항, 하나같이 생의 아픔과 그 실존적 연민이 있었다. 여기 다섯 조각가들의 그런 삶에 대한 치열한 도전, 그것을 형태로 녹여 낸 각각의 목소리에 주목하자.


이 사람들을 보라. 예술을 왜 하는 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가. 예술행위란 무엇을 추구하는 일인가. 예술의 목표는 어데인가. 외진 빈터에서 끈질기게도 무슨 신념으로 이들은 왜 이렇게 인간의 문제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는가. 그런 의문, 그 알 수 없는 함정! 그런 길고 긴 끝없는 이야기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