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세계

김종영의 예술세계는 서구 근대 및 동양예술의 이념이자 기초정신이기도 한 단순미와 물질과 정신을 잇는 진리체계의 파악 그리고 남다른 실험정신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김종영은 서구의 생명주의 조각의 외형을 수용하면서도 동양의 자연관에 비추어 재해석하였으며, 서예에서 보이는 ‘구조의 미’를 입방체로 환원시킨 입체주의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작품에서는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동양사상인 ‘불각(不刻)의 미’와의 조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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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구상하기 위한 밑그림으로 제작한 소묘는, 완성품보다 더욱 진솔하고 역동적으로 김종영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귀중한 예술세계이다. 특히 자화상을 포함한 인물소묘의 경우 서예를 통해 단련한 유려한 필선미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수작들로 작품성이 뛰어나다. 현재 남아있는 3000여점의 소묘들은 김종영이 평생을 두고 꾸준히 수행한 작업의 궤적이자, 그의 절제된 언행을 대신해 예술과 인생론을 대변해 준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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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의 삶과 예술에 대한 고고한 정신과 인본주의적 태도는 유년기부터 지속적으로 수련하였던 한학과 서예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서예의 경우 주로 장자(裝子)의 대종사(大宗師)와 노자(老子) 도덕경의 일부, 그리고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가 말하였던 금강안(金剛眼)에 대한 구절을 즐겨 썼으며 유희삼매 불각도인(遺戱三昧 不覺道人)의 경지를 추구하였던 그의 예술철학의 뿌리를 반영한다. 우성 김종영이 남긴 서예와 수묵을 위주로 한 풍경화 및 사군자를 닮은 화훼그림들은 20세기 현대미술이 거둔 또 하나의 성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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